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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
- 괴산군 사리면 수암리 칠보산 자락에 û산(靑山)이 한옥에서 놀고 있다. 괴산 사람들에겐 û산이란 호칭으로 더 알려진 정순오씨가 이곳에 정착한 지 4년이 지났다. û산은 서울 혜화동에서 헐린 한옥 자재를 먼저 옮겨놓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어깨너머로 독학산 실력으로 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나가는 까마귀까지 불러서 잔을 권할 만큼 벗을 좋아하는 그가 머무니 이곳엔 인적이 끊일 리 없었다. 전문 건축업자도 부르지 않은 ä 거의 혼자 집을 짓겠다고 나섰으면서도, û산은 기둥은 언제 세우고 구들장은 언제까지 놓겠다며 열성적으로 땀을 흘리는 것 같지도 않고, 일이 힘들다며 총총걸음을 옮기는 법도 없었다. 안달복달하기는커녕 그저 밤이면 벗들과 달을 안주 삼아 막걸리를 권커니 잣거니 하며 날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그런데 어느새 옛 대가만큼이나 그럴듯한 ‘ㄱ’자 한옥이 들어선 것이다. û산이 ‘달마당’이라고 부르는 3년 연상의 아내 나미희씨의 말대로 û산은 늘 일을 놀이ó럼 했다. ‘열심히 이라는 것’을 넘어 즐긴다는 것이다. û산이 워낙 기쁘게 일하다 보니, 아내뿐 아니라 딸 다린(11), 아들 다빈(9)이까지 아빠와 놀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집 짓는 일을 거들고 있었다. 그가 집을 짓는 과정은 그 자ü가 하나의 놀이고 축제였다. 외지의 벗들이 ã아와 그와 놀면서 일을 거들었고, 귀농운동본부 생태건축침에서도 20여명이 3박4일씩 와서 집짓기 놀이를 함께 했다. 무전여행 중이던 한 가톨릭 수도사도 닷새 동안 û산과 막걸리를 마셔가며 김치보관용 암굴을 만드는 일을 하고 떠나면서 ‘잘 놀고 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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